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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충격 시리즈

독일인의 대화 방식 - 직설적인 표현은 공격이 아니라 배려다

by daon-nuri 2025. 4. 19.

독일을 여행하다 보면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른 나라와 꽤 다르다는 걸 금방 체감하게 된다.
정중하지만 단도직입적이고, 상대를 배려하는 듯하면서도 한 치의 여지도 없이 사실만 말하는 태도는
처음에는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간접적인 표현과 완곡한 말투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독일식의 '직설 화법'이 마치 차갑고 공격적인 대화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런데 독일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다 보면, 그 직설적인 말투 안에 숨겨진 특유의 배려와 효율 중심적인 커뮤니케이션 철학을 이해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독일 여행 중 직접 체감한 그들의 대화 방식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왜 독일인들이 직설적으로 말하면서도 상대방에게 무례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지, 그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을 정리해보려 한다.

 

감정을 덜고, 사실만을 전하는 말투

 

독일인들과 대화할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말에 감정이 거의 담겨 있지 않다는 점이다.
좋고 싫음보다는 맞고 틀림, 혹은 가능과 불가능을 중심으로 말이 오간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할 때
조금 짜긴 했지만 먹을 만했어요라는 식의 완곡한 표현보다는
너무 짜서 다 먹지 못했어요라는 식으로 직접 말하는 게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물론 말투는 예의 바르고 차분하지만, 의견을 전달할 때는 감정을 섞지 않고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오히려 예의라는 인식이 강하다. 상대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감정적인 표현이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업무상 회의나 간단한 의사소통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는그건 틀렸어요혹은이건 비효율적입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한국처럼 "이건 조금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겠네요" 같은 애매한 표현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정확하고 직설적인 표현이야말로 오해를 줄이고, 문제 해결을 앞당기는 방식이라고 믿는 것이다.

 

솔직함은 신뢰의 출발점이라는 생각

 

독일에서 인상 깊었던 건, 상대에게 싫은 소리를 하더라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신뢰의 기반이 된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감싸주고 돌려 말하는 것이 오히려 더 불편하고 불신을 낳을 수 있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좋아요라는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게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신뢰를 위한 정직한 표현으로 여겨진다.

 

처음에는 이런 태도가 조금 날카롭게 느껴졌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람이 나에게 솔직하게 말해주고 있구나라는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겉으로 웃고 돌아서서 딴소리하는 문화보다는, 눈을 마주치고 불편한 얘기라도 직접 나누는 걸 더 가치 있게 여기는 분위기가 확실히 존재했다

 

이런 문화 속에서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상대가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공유된다.
그래서 감정 낭비 없이 서로를 이해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돌려 말하는 대신 솔직함을 선택하는 것, 그게 바로 독일인의 직설 화법이 배려로 여겨지는 이유다.

 

독일인의 대화 방식

 

독일인의 대화 방식은 상대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

 

독일의 대화 방식은 처음에는 차갑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는 감정을 배제하고 상대를 배려하려는 방식이 숨어 있었다.

무조건 솔직하다는 것이 무례함과 연결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확한 표현을 통해 상대와의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 문화의 깊이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말을 돌리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듣기 좋은 말보다, 사실을 정중하게 말하는 것.
이런 태도가 바로 독일 사회에서 대화가 작동하는 방식이고, 그 속에서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