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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슈퍼마켓의 반전 규칙 - 야채는 포장 안 되고, 우유는 4리터가 기본? 영국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동네 슈퍼마켓에 들어갔을 때, 나는 이상하리만큼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한국처럼 가지런히 정렬된 야채나 과일 진열대는 찾아보기 힘들었고,양파, 감자, 당근 같은 채소가 그냥 박스에 담겨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비닐봉투에 담겨 있는 게 아니라, 고객이 직접 봉투에 담거나 맨손으로 골라 담아야 하는 시스템.그 모습은 마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경계 어딘가에 놓인 듯했다. 하지만 더 놀라웠던 건 우유 코너였다.1리터짜리 우유는 생각보다 눈에 잘 띄지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2리터, 심지어 4리터짜리 우유통을 아무렇지도 않게 카트에 담고 있었다.처음엔 '이걸 다 마신다고?' 싶었지만, 며칠 뒤 나도 모르게 2리터짜리를 집어들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됐다. 이 글에서는 영국 슈.. 2025. 4. 26.
집 안의 온도는 외부보다 낮다 – 영국 난방 문화 충격 영국 겨울의 날씨는 상상보다 훨씬 더 습하고 차갑다.하지만 정작 당황스러웠던 건 바깥 날씨가 아니라 실내에서 느끼는 냉기였다.하루 종일 바람 맞으며 돌아다닌 후 따뜻한 집을 기대하고 들어섰는데,오히려 실내가 더 싸늘하게 느껴졌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난방이 아예 꺼져 있는 집도 있었고, 난방을 틀고 있어도 방 안 공기 전체가 서늘하게 유지되는 경우도 많았다. 한국처럼 온돌 문화에 익숙한 사람에게 이런 ‘차가운 실내’는 꽤 낯설고 불편한 경험일 수 있다.특히 난방을 켰음에도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추위가 따라오는 느낌은 실제로 영국에 머물러보기 전에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글에서는 단기 체류자 입장에서 경험한 영국식 난방 문화의 실체와,그 이면에 깔려 있는 생활 철학과 건축 습관, 그리고 문화.. 2025. 4. 25.
영국식 건물 구조의 불편한 진실 -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없다? 영국에 처음 도착해서 가장 먼저 감탄했던 건 거리 풍경이었다.빅토리아 스타일의 건물들, 고풍스러운 벽돌 외관, 세월이 그대로 느껴지는 창틀과 문손잡이까지.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하지만 며칠 뒤, 숙소를 옮기면서 이 아름다움이 ‘불편함’으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다.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오르면서, ‘왜 이 건물엔 엘리베이터가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생각보다 많은 영국의 주거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특히 런던 시내에 있는 오래된 주택 개조형 아파트나 플랫(flat)들은3층, 4층짜리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처음엔 단순히 ‘낡아서 그렇겠지’라고 생각했지만,그 안에는 영국식 건축 문화와 생활 방식이 반영된 구조적 특징이 숨어 있었다.. 2025. 4. 24.
감정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 – 영국인의 표정 뒤에는 뭐가 있을까? 영국에 머물면서 가장 오랫동안 적응이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는 사람들의 감정을 읽기 어려웠다는 점이다.처음 만나는 사람부터 직장 동료, 카페 직원, 택시 기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말투도 일정하게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었다.겉으로는 무례한 행동이 없지만, 그 안에 감정이 실려 있다는 느낌을 받기란 쉽지 않았다. 한국이나 다른 문화권에서는 기쁨, 분노, 불편함, 호감 등이 말투나 표정, 심지어 몸짓에서 비교적 쉽게 드러나는 편이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기쁜 일이 있어도 겉으로는 그저 “Nice” 정도로 정리하고,불쾌한 일이 생겨도 별다른 표정 없이 조용히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 글에서는 여행자로서 경험한 영국인의 감정 표현 방식, 그리고 왜 그들이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2025. 4. 23.
영국인의 사과 예절 – “Sorry”의 진짜 의미는 뭘까? 런던에 도착한 첫날, 나는 지하철에서 실수로 누군가의 어깨에 가볍게 부딪혔다.본능적으로 “Sorry”라고 말하려던 찰나, 먼저 상대방이 나에게 “Oh, sorry”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당황스러웠다. 부딪힌 건 나였는데, 왜 상대가 먼저 사과를 할까?그 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가벼운 스침, 길에서 서로 방향이 겹쳤을 때, 버스 안에서 자리 양보를 못 했을 때 등. 영국에서는 상황의 잘잘못과 관계없이 “Sorry”가 일상적으로 오간다는 걸 깨닫게 됐다.그들의 사과는 단지 미안함을 전하는 게 아니었다.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감정을 조절하거나, 대화를 부드럽게 마무리하거나, 혹은 단순히 침묵을 깰 때조차도 사용되는 만능 표현 같았다.이 글에서는 여행자로서 경험한 영국식 “Sorry” 사용법과 그 안에 담.. 2025. 4. 23.
말은 친절한데 속마음은 안 보인다 – 영국인의 완곡 화법 영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사람들의 첫인상은 꽤 인상 깊었다.거리를 지나치며 건네는 인사도 부드럽고,슈퍼마켓 계산대에서도 “How are you?”라는 말로 가볍게 말을 건네는 점원들이 인상적이었다. 공손하고, 조용하고, 침착한 그들의 말투는 처음엔 상당히 친절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말투가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말은 분명 긍정적으로 들리는데, 정작 그 안에서 진심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영국에서는 ‘예스’라고 말했지만 그게 정말 ‘예스’인지,혹은 “Not bad”라는 표현이 정말 괜찮다는 뜻인지 헷갈리는 순간들이 자주 있었다.완곡하고 간접적인 화법이 기본값으로 작동하는 사회에서,말의 겉과 속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하는 순간이 잦아졌다. 이 글에서는 영국에 .. 2025. 4. 22.